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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문학/요약, 정리

[요약] 일리아스(일리아드) 줄거리

by 소하리바 2021. 3. 17.
네이버 지식in 답변글에서 퍼와서 내용을 추가하고 문장을 수정한 글임.
읽다가 헷갈리지 않도록 아카이오이족은 초록색, 트로이아군은 푸른색으로 표기했음.
권별 제목은 천병희 번역의 <일리아스>를 참고함.

트로이 전쟁의 비극을 노래한 일리아스(일리아드)는 아가멤논아킬레우스가 불화를 일으킨 날부터 헥토르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날까지 약 50일간의 기록을 담고 있다.

목차

     

     

    1권: 역병 / 아킬레우스의 분노[각주:1]

    아폴론의 사제 크리세스가 아카이아 진영에 포로로 잡힌 딸 크리세이스를 구하기 위해 몸값을 가지고 방문했다. 크리세이스를 차지한 아카이아 군 총사령관 아가멤논은 크리세스를 모욕하고 쫓아냈다. 크리세스는 아폴론에게 자신과 아폴론이 당한 모욕을 복수해 달라고 기원한다. 크리세스의 기도를 들은 아폴론은 그리스 진영을 향해 분노의 화살을 9일 동안 날렸다. 아폴론이 날린 화살은 역병이 되어 그리스 진영에 널리 퍼졌고 그 결과 수많은 그리스의 장병이 죽음을 당했다.

    홍은영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크리세이스

    열흘째가 되자 아킬레우스가 대책회의를 소집해 장수와 참모들을 불러 모았다. 예언자 칼카스는  아폴론이 노한 이유는 아가멤논이 크리세스를 모욕했기 때문이므로 크리세이스를 당장 아버지인 크리세스에게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가멤논은 할 수 없이 크리세이스를 돌려보내기로 작정한다. 그러나 그는 크리세이스를 내주는 보상으로 다른 여자를 차지해야겠다고 장수들을 향해 으름장을 놓았다. 아킬레우스아가멤논의 탐욕을 비난했다. 그러자 아가멤논은 이제 아킬레우스의 여자인 브리세이스[각주:2]를 자기가 차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아킬레우스에 의해 데려와진 브리세이스. 기원전 480년경 컵에 그려짐.

    분노한 아킬레우스가 칼을 빼려고 하자 아테나가 하늘에서 내려와 흰 팔의 여신 헤라의 뜻이라며 아킬레우스를 말렸다. 아킬레우스는 칼을 도로 칼집에 넣었다. 아킬레우스는 계속해서 아가멤논을 모욕하며 출전거부를 선언했다. 필로스 왕 네스토르가 두 장수의 다툼을 말렸다.

    아가멤논에 분노한 아킬레우스를 말리는 아테나

    아가멤논은 배 한 척을 마련하고 오딧세우스를 시켜 크리세이스를 크리세스에게 돌려주었다. 아폴론이 재앙을 멈추었다. 제우스와 여러 신들이 오케아노스에서 올림푸스로 돌아오자 바다의 여신 테티스는 올림푸스로 올라가 양아버지 제우스에게 실추된 아들의 명예를 다시 빛내달라고 간청했다. 제우스가 머리를 끄덕여 테티스의 청을 들어주었다.

    <아킬레우스의 분노> 루벤스, 1630 &ndash;1635.

    2권: 아가멤논의 꿈 / 함선 목록

    아가멤논의 꿈에 제우스가 꿈의 신을 보내 아가멤논에게 트로이를 함락할 때가 왔다며 총공격하라고 충동질했다. 아가멤논아카이아 장수들 을 모아놓고 제우스의 꿈 얘기를 하고 병사들의 의중을 떠 보기 위해 퇴각 명령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아가멤논이 퇴각 명령을 내리자 오랜 전쟁에 지치고 고향 생각이 간절한 병사들은 함선을 바다에 띄우러 달려갔다. 오딧세우스아가멤논의 홀을 들고 병사들을 제지하며 특히 아가멤논을 맹비난하는 테르시테스를 혼내고 트로이 성을 함락하고 자랑스럽게 고향으로 돌아가자고 병사들을 설득했다. 병사들이 오딧세우스의 뜻에 호응했다. 아침 식사를 마친 아카이아 장병들은 들판을 가로질러 트로이 성으로 진격했다. 대책회의를 하던 트로이 총사령관 헥토르는 적의 진격소식을 듣고 회의를 중단했다. 트로이 장병들아카이아 병사들에 맞서기 위해 성 밖으로 달려나갔다.

    3권: 맹약 / 성벽 위에서의 관전 /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결투

    트로이와 아카이아 군대가 들판을 가로질러 대치했다. 파리스가 트로이 군의 선두에서 아카이아 군을 향해 일대일 대결을 벌이자고 소리쳤다. 아카이아 진영에서 메넬라오스가 걸어 나왔다. 트로이 전쟁의 직접 당사자인 두 사람은 헬레네와 보물의 소유권을 놓고 맞대결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적진을 살피는 프리아모스에게 헬레네는 아카이아 장수들 을 하나하나 지목하며 누가 누구인지 알려주었다. 트로이 왕 헥토르와 아카이아 사령관 아가멤논을 비롯한 여러 장수들이 맹약을 하고 신에게 제물을 바쳤다. 

    먼저 파리스가 창을 날렸으나 메넬라오스의 방패에 막혔다. 메넬라오스가 던진 창이 파리스의 방패와 가슴받이를 뚫었으나 파리스가 몸을 틀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메넬라오스의 칼이 쓰러진 파리스의 투구를 내리쳤으나 조각나 버렸다. 메넬라오스파리스의 투구를 잡고 자기 진영으로 끌고 가자 아프로디테가 투구끈을 끊어버렸다. 메넬라오스는 투구를 버리고 파리스에게 다시 달려들었으나 아프로디테파리스를 트로이 성안 그의 침실로 데려가 버렸다. 아프로디테가 헬레네를 침실로 데려갔다. 헬레네가 파리스를 비겁하다고 비난했다. 파리스는 다음에는 자기가 이길 거라며 헬레네를 껴안았다. 메넬라오스는 갑자기 사라진 파리스를 찾아 다녔다. 아가멤논메넬라오스가 승리했다면서 헬레네와 보물을 돌려주고 보상금을 지불하라고 트로이 진영을 향해 엄포를 놓았다.

    홍은영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헬레네.

    4권: 맹약의 위반 / 아가멤논의 열병

    올림푸스 신들의 회의 결과 제우스는 아테나에게 트로이 사람들이 먼저 맹약을 어기고 아카이아를 공격하게 하라고 명령했다. 아테나는 트로이 장수 라오도코스로 변신해 판다로스를 부추겼다. 판다로스가 적장 메넬라오스를 향해 화살을 날렸다. 판다로스의 화살에 맞은 메넬라오스가 피를 흘렸다. 아가멤논이 크레타 왕 이도메네우스, 대 아이아스, 소 아이아스, 필로스 왕 네스토르 군대의 훌륭한 출전준비상태를 보며 격려하며 만족을 드러냈다. 반면 출전준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아테네 왕 메네스테우스오딧세우스, 아르고스 왕 디오메데스유리필로스를 꾸짖었다. 드디어 아카이아 군대가 대오를 맞춰 묵묵히 진군했다. 트로이 연합군은 중구난방이 되어 소란을 피웠다. 마침내 전투가 시작되었고 장병들이 쓰러지며 대지에는 피가 흘러 넘쳤다. 트로이 장수 에케폴로스, 시모에이시오스, 데모코온, 페이로스가 전사했다. 아카이아 장수 엘레페노르, 레우코스, 디오레스가 전사했다. 아테나는 아카이아 병사들을, 아폴론트로이 장병들을 격려하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5권: 디오메데스의 무훈

    드디어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었다. 아테나디오메데스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다. 아테나가 트로이를 돕는 아레스를 설득해 스카만드로스의 강둑에 앉혀 트로이 진영의 사기를 꺾었다. 아카이아 진영의 일방적인 공격이 시작되었다. 아가멤논, 이도메네우스, 메넬라오스, 메리오네스, 메게스, 유리필로스가 활약을 펼치자 트로이의 밀집대형이 무너졌다.  리키아 장군 판다로스의 화살에 가슴을 맞은 디오메데스가 쓰러졌으나 아테나디오메데스의 체력을 회복시켜주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디오메데스가 트로이 장수를 여럿 처치했다.

    아이네이아스판다로스를 자신의 전차에 태우고 디오메데스를 향해 말을 달렸다. 디오메데스가 던진 창을 얼굴에 맞은 판다로스가 전사했다. 아이네이아스판다로스의 시신을 지켰다. 아이네이아스디오메데스가 던진 바위에 넓적다리를 맞았다. 아프로디테가 얼른 아들 아이네이아스를 안고 전장에서 물러났다. 유리필로스아이네이아스의 말들을 붙잡았다. 디오메데스의 창에 손목을 찔린 아프로디테아이네이아스의 몸을 놓쳐버렸다. 포이보스 아폴론아이네이아스를 구해냈다.

    아레스아이네이아스를 구해내자고 소리치며 힘과 용기를 트로이 장수들에게 심어주었다. 리키아 장수 사르페돈헥토르를 매섭게 추궁했다. 헥토르가 전차에서 내려 창을 휘두르며 진중을 돌아다니며 병사들을 격려했다. 양 진영 사이에 치열한 혼전이 벌어졌다. 아폴론이 몸을 완전히 회복한 아이네이아스를 전장에 돌려보내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아이네이아스가 굳건한 모습으로 돌아오자 트로이 장병들은 기뻐했다. 두 아이아스오딧세우스, 디오메데스아카이아 병사들을 격려했다. 아가멤논, 메넬라오스, 안틸로코스, 대 아이아스가 트로이 장수들을 죽였다. 아이네이아스헥토르아카이아 장수들 을 죽였다. 트로이 연합군의 장수 사르페돈틀레폴레모스를 죽였다. 오딧세우스틀레폴레모스의 죽음에 분노해서 리키아 병사들을 마구 도륙했다. 헥토르아카이아 진영을 누비며 적장을 여러명 죽였다.

    아테나아레스를 혼내주자며 디오메데스의 전차에 올라 말고삐를 잡았다. 아레스가 찌른 창을 아테나가 전차 밖으로 밀어냈다. 디오메데스아레스의 아랫배로 창을 찔렀다. 창에 제대로 찔린 아레스가 고통의 비명을 질렀다. 아레스는 올림푸스로 돌아가 상처를 치료했다.

    6권: 헥토르와 안드로마케의 만남

    트로이와 아카이아의 전투는 시모에이스 강과 크산토스 강 사이에 위치한 들판에서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대 아이아스의 창이 트라키아 장수 아카마스의 이마를 꿰뚫었다. 디오메데스, 유리알로스, 오딧세우스, 테우크로스, 안틸로코스, 아가멤논, 유리필로스, 메넬라오스가 각자 트로이 장수들을 죽였다.

    예언자 헬레노스헥토르아이네이아스를 격려하자 둘은 무너지려는 트로이 병사들을 격려했다. 트로이 병사들은 맞서 싸웠고 다시 혼전이 벌어졌다. 헥토르헬레노스의 충고를 받아들여 트로이 성으로 돌아갔다. 리키아 장군 글라우코스디오메데스를 향해 달려 나갔다. 디오메데스가 늠름한 적장을 보며 누구냐고 물었다. 글라우코스는 자신이 시시포스의 자손이며 벨레로폰테스의 손자라고 밝혔다. 디오메데스글라우코스의 할아버지 벨레로폰테스가 자신의 할아버지 오이네우스를 방문한 적이 있으며 두 사람이 우정의 선물을 나누었다면서 선대의 우정을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두 사람은 전차에서 뛰어내려 서로 손을 잡고 우정을 다짐했다. 제우스가 글라우코스의 분별력을 빼앗아 글라우코스가 자신의 황금 무구와 디오메데스의 청동 무구를 맞바꾸었다.

    헥토르가 트로이 성안으로 들어오자 장병들의 아내와 딸들이 가족의 안부를 물었다. 헥토르는 그들에게 가족의 무사귀환을 신에게 기원하라고 말했다. 어머니 헤카베와 누이 라오디케가 헥토르를 맞이했다. 헤카베헥토르의 충고를 받아들여 아테나에게 바칠 훌륭한 옷가지를 챙겨서 귀부인들과 함께 아테나 신전으로 갔다. 아테나의 사제인 테아노가 부인들을 맞이했다. 테아노가 아테나에게 트로이의 승전을 기원했으나 아테나는 이를 무시했다.

    헥토르는 알렉산드로스(파리스)의 집으로 달려갔다. 파리스는 마침 방패, 가슴받이 등의 무구를 손질하고 있었다. 성문을 나서는 헥토르를 향해 안드로마케가 달려왔다. 안드로마케는 남편의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흘렸다. 헥토르는 아내를 위로하며 갓난아들 아스티아낙스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갓난아이는 아버지의 투구를 보고 겁을 먹고 유모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헥토르가 투구를 벗고 아들을 안고 입맞추었다. 안드로마케는 남편이 다시는 집에 돌아오지 못하리라는 불길함에 휩싸여 울음을 계속해서 쏟아냈다. 헥토르는 자신을 뒤쫓아온 파리스와 함께 전선으로 달려갔다.

    7권: 헥토르와 아이아스의 결투 / 시신들의 매장

    파리스, 헥토르, 글라우코스아카이아 장수들 을 죽였다. 그 광경을 올림푸스에서 지켜보던 아테나가 일리오스로 뛰어내렸다. 아폴론아테나를 맞이해 전투에 개입하지 말고 헥토르의 일대일 대결을 끝으로 양 진영의 전투를 중지시키자고 제안했다. 아테나가 이를 받아들였다. 아폴론의 뜻을 알아차린 헬레노스가 형 헥토르에게 전투를 중지시키고 적장과 일대일대결을 벌이라고 충고했다. 헥토르트로이 장병들을 물리자 아가멤논도 병사들을 뒤로 물렸다. 헥토르아카이아 진영을 향해 일대일대결을 제안했다. 제비뽑기를 통해 대 아이아스가 맞서게 되었다. 외쳤다.

    헥토르가 던진 창이 아이아스의 방패를 뚫고 들어갔으나 마지막 소가죽을 뚫지 못했다. 아이아스가 던진 창이 헥토르의 가슴받이를 뚫고 상처를 입혔다. 두 사람이 창과 방패, 돌을 가지고 대결을 벌였다. 양 진영에서 전령이 달려와서 전투를 멈추게 했다. 두 사람은 선물을 교환하고 자기 진영으로 돌아갔다. 네스토르는 전사한 시신들을 화장하고 무덤을 만들고 유골을 수습해 유가족에게 갖다줄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함선 주위에 목책을 만들어 적의 공격에 대비하자고 제안했다.

    트로이의 원로 안테노르는 헬레네와 보물을 돌려주고 전쟁을 끝내자고 제안했다. 파리스는 보물과 추가로 자신의 재산을 줄 수 있지만 헬레네는 절대 돌려줄 수 없다고 받아쳤다.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가 아들의 의견을 지지하고 야간경계를 확실히 할 것을 명령했다. 그리고 전령 이다이오스를 불러 아가멤논메넬라오스에게 파리스의 제안을 전하고 시신의 화장을 위한 잠깐동안의 전투중지를 제안하라고 명령했다.

    헬레네, 홍은영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날이 밝자 이다이오스아카이아 진영으로 가서 프리아모스 왕의 제안을 전했다. 프리아모스의 제안을 거부하자는 디오메데스의 주장에 장수들이 찬성했다. 아가멤논이다이오스에게 파리스의 제안을 거부한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시신을 화장하자는 프리아모스의 제안은 받아들였다. 양측 병사들은 들판에 널린 일일이 분간하기조차 힘든 시신들을 각자 자신들의 짐수레에 실어 날랐다. 시신들을 장작더미 위에 쌓아 올린 뒤 불태웠다. 트로이 병사들은 일리오스 성으로 돌아갔다. 아카이아 병사들은 속이 빈 함선으로 돌아갔다. 아카이아 병사들은 장작더미 주위에 무덤을 만들고 그 주위에 방벽과 높은 탑들을 세우고 출입문을 만들었다.

    8권: 전투의 중단

    다음날 아침 제우스는 모든 신들을 모아놓고 더이상 트로이 전쟁에 개입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아침식사를 마친 양측 장병들은 들판에서 다시 창과 방패를 휘두르며 전투를 벌였다. 해가 중천에 떠오르자 트로이 병사들이 기세를 올렸고 아카이아 병사들이 죽어나갔다. 파리스가 쏜 화살에 네스토르의 말이 맞아 네스토르가 고립되었다. 헥토르네스토르를 향해 돌격해오자 디오메데스가 창을 던져 헥토르의 마부 에니오페우스를 죽였다. 헥토르가 곤경에 빠진 것을 보고 제우스가 디오메데스의 전차 앞에 번개를 날렸다. 네스토르가 제우스의 뜻을 파악하고 전차를 돌렸다. 헥토르가 달아나는 디오메데스를 비웃었다. 헥토르트로이 병사들의 사기를 충천시켰다. 헤라아카이아 진영을 도와주자고 포세이돈을 설득했지만 거절당했다. 아카이아 병사들이 방벽 앞에 고립되었다. 아가멤논이 함선들 중앙에 자리잡은 오딧세우스의 배 앞에서 다나오스 병사들을 격려했다.  

    디오메데스, 아가멤논, 메넬라오스, 소 아이아스, 이도메네우스, 메리오네스, 유리필로스가 적진을 향해 달려나갔다. 테우크로스는 이복형인 대 아이아스의 방패에 몸을 숨기며 화살을 쏘아 트로이 장수들을 죽였다. 테우크로스헥토르를 향해 화살을 날렸으나 맞추지 못했다. 헥토르가 돌로 테우크로스의 쇄골을 가격했다. 대 아이아스가 얼른 동생을 방패로 막아섰다. 헥토르의 활약에 트로이 병사들이 용기백배해져 아카이아 병사들을 몰아붙였다. 헥토르는 선두에서 적의 후미를 뒤쫓으며 적들을 계속해서 죽였다.

    아르고스 백성들이 쓰러지는 것을 보다 못한 헤라아테나에게 참전을 독촉했다. 아테나헤라가 전차에 올라타고 올림푸스를 나서려했다. 제우스가 이리스를 보내 경고하자 둘은 말머리를 돌렸다.   

    밤이 되자 아카이아 병사들은 한숨을 돌렸다. 트로이 병사들은 전투가 끝났다는 사실에 매우 아쉬워했다. 헥토르는 장병들을 모아놓고 승리를 자축했다. 헥토르는 불을 피워 적들의 동태를 감시하고 승전을 트로이 성에 알리고 성의 경계를 더욱 튼튼히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트로이 장병들은 고기와 빵을 먹고 포도주를 마시며 올림푸스 신들에게 제물을 바쳤다.

    9권: 아킬레우스에게 사절단을 보내다 / 간청 (26일째 밤)

    아카이아 진영은 패전으로 큰 슬픔에 빠졌다. 아가멤논이 회의를 소집해 그만 고향땅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디오메데스가 이에 반발했고 다른 장수들은 디오메데스를 지지했다. 트라쉬메데스, 아스칼라포스이알메노스, 메리오네스, 아파레우스, 데이필로스, 리코메데스가 각각 100명의 창수를 데리고 호와 방벽의 중간지점으로 가서 불을 피우며 트로이의 야습에 대비했다. 아가멤논이 장수들을 자기 막사로 초대해 진수성찬을 대접했다. 네스토르의 충고를 들은 아가멤논아킬레우스에게 브리세이스를 돌려주고 세발솥 일곱 개, 가마솥 스무 개, 황금 열 탈란톤, 말 열두 필, 레스보스에서 얻은 여자 일곱을 덤으로 주겠다고 말했다. 트로이를 함락하면 트로이 여자 스무 명을 주고 자신의 사위를 삼고 엄청난 지참금과 일곱 도시를 주겠다고 말했다. 네스토르포이닉스, 대 아이아스, 오딧세우스를 사절단으로 선발해서 아킬레우스에게 보냈다.  

    아킬레우스포이닉스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고 고기를 구워 대접했다. 오딧세우스가 아카이아 함선들이 불타고 병사들이 도륙당할 위기에 처해있다며 노여움을 풀고 출전해 아카이아를 위기에서 구해달라고 간청했다. 아가멤논에 대한 분노가 아직 남아있는 아킬레우스가 제안을 거부했다.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 묘사된 멜레아그로스.

    늙은 포이닉스가 멜레아그로스의 고사를 말하며 보상을 받고 참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설득했다. 아킬레우스포이닉스에게 더이상 아가멤논 편을 들지 말고 함께 머무르자며 잠자리를 마련했다. 대 아이아스가 여자 하나 때문에 더이상 분노하지 말고 보상금을 받고 화해하자고 말했으나 소용없었다. 아킬레우스헥토르가 자신의 막사와 함선까지 진격하지 않는 한 싸우지 않을 것이라며 거부의사를 거듭 밝혔다.

    아킬레우스, 파트로클로스, 포이닉스는 잠자리에 들었다. 오딧세우스아이아스 일행은 아가멤논의 막사로 돌아갔다. 오딧세우스아킬레우스의 말을 전했다. 디오메데스는 거만한 아킬레우스가 떠나든 말든 상관없이 내일의 전투를 잘 치루자고 제안했다. 모두들 자기 막사로 돌아가 잠자리에 들었다.

    10권: 신들의 전투 (26일째 한밤중)

    잠을 이루지 못한 메넬라오스아가멤논을 찾아갔다. 아가멤논네스토르를 깨우러 가며 메넬라오스에게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아이아스이도메네우스를 깨워 파수병 부대로 데려오라고 지시했다. 네스토르디오메데스, 오딧세우스, 소 아이아스, 메게스, 대 아이아스, 이도메네우스도 깨우자고 말했다. 네스토르오딧세우스디오메데스를 차례로 깨웠다. 디오메데스소 아이아스메게스를 깨웠다. 장수들은 파수병 부대를 격려하고 공터에 모여 앉았다. 파수병을 지휘하던 메리오네스트라쉬메데스도 회의에 참석했다. 네스토르가 적진 정탐을 제안했다. 트로이 진영이 계속해서 공격을 감행할지 아니면 트로이 성으로 돌아갈지를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디오메데스가 자원하며 동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 아이아스, 소 아이아스, 메리오네스, 트라쉬메데스, 메넬라오스, 오딧세우스가 함께 가겠다고 나섰다. 디오메데스오딧세우스를 지목했다. 두 사람은 무시무시한 무구들을 걸치고 적진으로 출발했다. 팔라스 아테나가 왜가리를 보내 길을 안내해 주었다. 오딧세우스디오메데스아테나에게 무사히 임무를 마치게 해달라고 빌었다.  

    트로이 총사령관 헥토르 역시 지휘관과 장수들을 소집해 정탐 임무를 제안했다. 아카이아 진영이 함선을 튼튼히 지키고 있는지 아니면 달아날지를 궁리하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돌론이 자원하고 나섰다. 돌론헥토르에게 보상으로 아킬레우스의 말과 전차를 요구했다. 헥토르가 그 제안을 수락했다. 돌론은 어깨에 활을 메고 늑대가죽을 걸쳤다. 투구를 쓰고 창을 들고 아카이아 함선을 향해 나아갔다. 오딧세우스돌론을 발견하고 몸을 숨겼다. 돌론이 지나치자 둘은 돌론의 뒤를 쫓아 사로잡았다. 돌론이 겁을 먹고는 목숨을 구걸했다. 오딧세우스의 심문에 돌론은 자신의 임무를 털어놓았다. 돌론헥토르가 일로스의 무덤 옆에서 회의를 열었다는 사실, 경계근무 상태가 엉망이라는 사실, 트로이 연합군의 배치상황, 트라키아 장수 레소스의 부대가 진영 끝에 있고 그에게는 아주 훌륭한 백마들이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디오메데스돌론을 죽여버렸다.

    오딧세우스디오메데스가 트라키아 진영에 잠입했다. 둘은 레소스를 비롯해 잠들어있는 적장 12명을 죽였다. 오딧세우스레소스의 말들을 밖으로 끌어냈다. 둘은 말을 몰아 아카이아 진영으로 달려갔다. 네스토르가 무사 귀환한 두 장수들과 그들이 탈취한 훌륭한 말들을 칭찬했다. 두 사람은 목욕을 하고 포도주를 아테나에게 바치며 쾌거를 자축했다.

    11권: 강변에서의 전투 (27일째 오전에서 정오)

    다음날 아침이 되자 아가멤논은 전투를 준비했다. 헥토르, 폴리다마스, 아이네이아스, 폴리보스, 아게노르, 아카마스가 트로이 연합군을 지휘했다. 헥토르는 대열을 누비며 병사들의 사기를 충전시켰다. 트로이와 아카이아 병사들은 서로를 쓰러뜨리며 맞섰다. 오전중에는 백중세던 전세가 정오경이 되자 아카이아 쪽으로 기울었다. 아카이아 병사들이 트로이 대열을 돌파했다. 아가멤논이 적장들을 죽이며 앞으로 나서자 트로이 병사들은 스카이아이 문까지 후퇴했다. 헥토르가 전열을 정비하여 반격을 가했다. 안테노르의 아들 이피다마스와 코온 형제아가멤논에게 목숨을 잃었다. 부상이 심해진 아가멤논이 전차를 타고 뒤로 물러났다.  

    헥토르아가멤논이 전장을 벗어나는 것을 보고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헥토르가 선두에서 폭풍처럼 적진을 휘저으며 여러 장수를 죽였다. 디오메데스오딧세우스도 적장을 죽이며 헥토르에게 맞섰다. 디오메데스파리스가 날린 화살에 오른쪽 발바닥을 맞고 후퇴했다. 오딧세우스메넬라오스의 부축을 받으며 후퇴했다.  

    헥토르는 스카만드로스 강둑에서 네스토르, 이도메네우스의 군대와 싸웠다. 파리스의 화살에 오른쪽 어깨를 맞은 마카온네스토르가 자신의 전차에 태워 함선 쪽으로 후퇴했다. 케브리오네스의 충고를 받아들인 헥토르대 아이아스를 향해 전차를 몰아갔다. 대 아이아스가 조금씩 후퇴했다. 유리필로스파리스의 화살에 넓적다리를 맞고 후퇴했다. 아킬레우스네스토르가 부상자를 전차에 싣고 오는 것을 보고 파트로클로스에게 가서 누군지 알아오라고 명령했다. 네스토르마카온이 포도주를 마시며 갈증을 해소하는 사이 파트로클로스가 막사로 들어왔다. 네스토르파트로클로스를 반갑게 맞이하고 밀리고 있는 전황을 설명하며 아킬레우스를 설득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것이 안되면 파트로클로스아킬레우스의 무구를 갖추고 미르미돈족을 이끌어 지친 아카이아 병사들을 구원해달라고 부탁했다. 오딧세우스의 함선 앞에서 파트로클로스는 넓적다리에 화살을 맞아 피를 흘리며 절뚝거리는 유리필로스를 만났다. 파트로클로스유리필로스를 막사로 옮겨 치료해주었다.  

    12권: 방벽을 둘러싸고 싸우다 (27일째 오후)

    아카이아 병사들이 깊이 판 호와 높이 쌓은 방벽도 이제 그들을 보호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폴리다마스가 전차에서 내려 보병들과 함께 밀집대형을 이뤄 호를 건너자고 제안했다. 헥토르가 그 의견을 따랐다. 마부들은 말들을 호 옆에 질서정연하게 정렬시켰다. 트로이 연합군은 다섯 개의 부대로 나뉘어 각자의 지휘관들을 따라 진격했다. 제1군은 헥토르, 폴리다마스, 케브리오네스가 이끌었다. 제2군은 파리스, 알카토오스, 아게노르가 지휘했다. 제3군은 헬레노스데이포보스, 아시오스가 지휘했다. 제4군은 아이네이아스, 아르켈로코스, 아카마스가 지히했다. 제5군은 사르페돈, 글라우코스, 아스테로파이오스가 지휘했다.

    아시오스가 독불장군처럼 폴리다마스의 충고를 무시하고 전차를 몰고 아직 닫히지 않은 방벽의 출입문으로 달려들었다. 라피타이족의 장수 폴리포이테스레온테우스가 장병들을 격려하며 아시오스의 군대를 막아냈다. 헥토르는 심사숙고하며 아직 호를 건너지 않고 있었다. 독수리가 뱀을 발톱에 잡고 트로이 병사들의 왼쪽으로 날았다. 뱀이 독수리의 가슴을 물자 독수리가 뱀을 버리고 비명을 지르며 날아갔다. 폴리다마스는 이를 호를 건너지 말라는 신의 뜻이라며 만일 호를 건너 진격해도 아카이아족을 전멸시키지 못하고 끝내는 많은 트로이 장병들이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헥토르폴리다마스의 의견을 무시하고 진격했다. 제우스가 돌풍을 보내 아카이아 함선쪽으로 먼지를 만들어 보냈다. 헥토르트로이 장병들은 기를 쓰고 방벽을 돌파하려고 시도했다. 아카이아 병사들은 필사적으로 방벽을 막아냈다. 대 아이아스소 아이아스가 방벽 위에서 아카이아 장병들의 사기를 계속해서 진작시켰다. 양측 병사들은 서로 상대방을 향해 돌덩이를 날렸다.

    제우스의 아들이자 리키아 왕인 사르페돈이 두 자루의 창을 휘두르며 방벽을 향해 돌진했다. 글라우코스리키아 병사들사르페돈을 따라 방벽을 향해 돌진했다. 아테네 왕 메네스테우스는 서둘러 전령 토오테스를 두 명의 아이아스에게 보내 구원을 요청했다. 대 아이아스테우크로스메네스테우스를 구원하러 달려갔다. 사르페돈알크마온을 창으로 찔러 죽였다. 그리고 두 손으로 흉벽을 잡아당기자 흉벽이 무너졌다. 대 아이아스테우크로스가 한꺼번에 사르페돈에게 달려들었으나 그를 쓰러뜨리지 못했다. 무너진 방벽을 사이에 두고 양측 병사들이 치열한 백병전을 치렀다. 양측은 한동안 팽팽히 맞섰다. 

    헥토르가 바위를 던져 방벽의 문을 부수고 적진 안으로 뛰어들었다. 트로이 병사들헥토르를 따라 적진으로 물밀듯 쏟아져 들어갔다. 아카이아 병사들이 속이 빈 함선쪽으로 쫓기며 달아났다. 

    13권: 함선들을 둘러싸고 싸우다 (27일째 오후)

    트로이 군대가 아카이아 함선을 향해 진격했다. 포세이돈은 제우스가 전장에서 눈길을 떼자 곧바로 아카이아 진영으로 달려갔다. 포세이돈두 아이아스를 격려했다. 포세이돈테우크로스, 레이토스, 페넬레오스, 토아스, 데이피로스, 메리오네스, 안틸로코스를 격려해 주었다.  아카이아 병사들은 두 명의 아이아스를 중심으로 밀집대형을 이루어 적의 공격을 막아냈다.  

    전장의 중앙에는 두 아이아스테우크로스헥토르에 맞섰다. 이도메네우스메리오네스는 트로이의 공세에 밀리고 있는 좌익쪽으로 달려갔다. 양 진영은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고 많은 장병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도메네우스알카토오스를 죽였다. 데이포부스가 혼자서 이도메네우스를 상대하기 겁나서 아이네이아스를 불렀다. 이도메네우스는 물러서지 않고 아스칼라포스, 아파레우스, 데이피로스, 메리오네스, 안틸로코스를 불렀다. 아이네이아스데이포부스파리스아게노르를 불렀다. 데이포부스이도메네우스를 향해 던진 창에 아스칼라포스가 맞아 쓰러졌다. 데이포부스아스칼라포스의 투구를 벗겼다. 메리오네스가 창으로 데이포부스의 팔을 찔렀다. 폴리테스가 부상당한 데이포부스를 후송했다. 아이네이아스아파레우스를 죽였다. 안틸로코스가 토온을 죽이고 무구들을 벗겼다. 메넬라오스가 던진 창에 손을 맞은 헬레노스가 뒤로 물러났다. 메넬라오스의 칼이 페이산드로스의 이마를 찔렀다. 하르팔리온메리오네스의 화살에 맞아 숨을 거두었다. 에우케노르파리스의 화살에 맞아 죽었다.

    헥토르는 함선 왼쪽에서 트로이 군이 밀리고 있는 것을 모르고 계속해서 아카이아 군대를 압박하고 있었다. 그곳은 소 아이아스프로테실라오스의 함선이 정박한 곳이었다. 보이오티아, 이오네스족, 로크리스족, 프티아(퓔라케), 아테네 사람들이 간신히 헥토르를 막고 있었다. 소 아이아스는 자신의 부대를 벗어나 혼자서 대 아이아스 곁에서 적과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다. 로크리스인들은 후미에서 활과 투석기로 적을 공격했다. 폴리다마스가 전세를 살펴보니 아카이아 군대가 여전히 다수였다. 헥토르는 왼쪽에서 전우들을 격려하는 파리스에게 다가갔다. 파리스아다마스아시오스는 전사했고 데이포부스헬레노스는 부상당해 후송되었다고 대답했다. 헥토르파리스, 케브리오네스 등을 이끌고 혼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곳으로 달려갔다. 대 아이아스가 부하들을 격려하며 맞섰다. 트로이 병사들이 고함을 질렀다. 아르고스 병사들도 고함을 지르며 트로이 병사들의 공격을 기다렸다.

    14권: 제우스가 속다 (27일째 오후)

    부상당한 마카온을 돌보던 네스토르는 적의 함성이 가까이에서 들리자 막사 밖으로 나왔다. 방벽은 허물어져 있었고 아카이아 병사들트로이 병사들에게 쫓기고 있었다. 네스토르는 부상당한 아가멤논, 디오메데스, 오딧세우스를 만났다. 아가멤논은 패색이 짙은 상황을 보고는 함선을 바다에 띄워 달아나자고 말했다. 오딧세우스아가멤논의 경솔한 발언을 꾸짖었다. 디오메데스가 비록 부상을 입었지만 다 함께 전장으로 달려가자고 말하자 모두들 그에 따랐다. 포세이돈이 이 모습을 보고 아가멤논의 손을 잡으며 격려했다. 그리고 아카이아 병사들의 마음속에 큰 힘을 불어넣어 적앞에 맞설 수 있게 했다.

    헤라는 제우스를 유혹해 전장에서 관심을 돌리기로 작정하고 꽃단장을 했다. 헤라아프로디테를 불러내서 오케아노스와 테티스 부부를 화해하기 위해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거짓말했다. 아프로디테는 가슴에서 다채롭게 수놓은 띠를 풀어 주었다. 그 안에는 아프로디테의 모든 매력이 들어 있었다. 헤라는 올림푸스에서 렘노스 섬으로 날아가 잠의 신 휘프노스에게 제우스를 잠들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헤라는 이다 산 정상 가르가론 봉우리에 있는 제우스에게 달려갔다. 제우스는 헤라를 보자 참을 수 없는 애욕을 느꼈다. 제우스가 헤라를 품에 안고 황금빛 구름을 둘렀다. 제우스는 아내를 껴안고 잠이 들었다. 휘프노스는 포세이돈에게 달려가서 제우스가 잠들었다고 알려주었다.

    포세이돈이 선두에 서서 아카이아 병사들을 향해 대오를 갖추고 진격하자고 외치며 격려했다. 헥토르트로이 장병들을 정렬시켜 마주 달려나갔다. 헥토르의 창이 대 아이아스의 방패에 막혔다. 대 아이아스가 바위를 던져 헥토르의 가슴을 맞혔다. 헥토르가 쓰러졌다. 그러자 아카이아 장수들헥토르를 향해 창을 던졌다. 폴리다마스, 아이네이아스, 아게노르, 사르페돈, 글라우코스를 비롯한 많은 장수들이 헥토르를 둘러싸 그를 보호했다. 부상당한 헥토르는 크산토스 강쪽으로 후송되었다. 폴리다마스프로토에노르를 죽였다. 대 아이아스프로토에노르의 죽음에 격분해 폴리다마스를 향해 창을 날렸다. 폴리다마스가 창을 피하자 아르켈로코스가 대신 맞아 죽었다. 아카마스가 죽은 형의 시신을 끌고가려는 프로마코스를 창으로 찔러 죽였다. 전우의 죽음에 분노한 페넬레오스의 창이 일리오네우스의 눈을 뚫고 들어가 목덜미로 빠져나왔다. 페넬레우스가 칼로 일리오네우스의 목을 잘라 높이 쳐들고 트로이 병사들을 향해 소리질렀다. 트로이 병사들이 겁에 질려 사지를 떨며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대 아이아스휘르티오스를 죽였다. 안틸로코스는 팔케스와 메르메로스를 죽였다. 메리오네스는 모뤼스와 힙포티온을 죽였다. 테우크로스는 프로토온과 페리페테스를 죽였다. 메넬라오스가 휘페레노르를 죽였다. 소 아이아스가 가장 많은 적장을 죽였다.

    15권: 아카이오이족이 함선들에서 다시 밀려나다 (27일째 오후)

    달아나는 과정에서 많은 트로이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트로이 병사들은 방벽과 호를 넘어 전차 옆에 버티고 서서 적을 막아냈다. 제우스가 잠에서 깨어나 상황을 파악했다. 포세이돈이 날뛰고 있었고 헥토르는 들판에 쓰러져 피를 토하고 있었다. 제우스는 헤라에게 당장 올림푸스로 돌아가서 이리스와 아폴론을 트로이로 보내라고 명령했다. 아레스가 죽은 아들 아스칼라포스의 복수를 위해 아카이아 진영 편에서 싸우려고 무장을 갖추고 나서자 아테나가 그를 만류하며 붙잡았다. 헤라는 이리스와 아폴론에게 서둘러 제우스에게 가라고 전했다. 제우스는 이리스에게 포세이돈에게 가서 전투에서 손을 떼고 물러나라고 전하게 했다. 포세이돈은 분했지만 제우스의 명을 따르고 바다로 돌아갔다. 제우스는 아폴론에게 헥토르와 트로이를 도우라고 지시했다.

    아폴론은 곧장 헥토르에게 달려가 용기와 힘을 주었다. 아카이아 병사들헥토르의 기세에 눌려 사기가 떨어졌다. 헥토르가 돌아온 것을 보고 토아스는 군사들을 퇴각시키고 장수들을 동원해 헥토르를 막아섰다. 아이아스, 이도메네우스, 테우크로스, 메리오네스, 메게스가 함께 진영을 갖추었다. 아폴론헥토르 옆에서 무시무시한 제우스의 방패 아이기스를 들고 나아갔다. 한참 동안 트로이에 맞서던 아카이아 장병들은 헥토르가 아이기스를 흔들며 소리치자 혼란에 빠지며 달아나기 시작했다.  

    아카이아 병사들은 방벽 안으로 달아났다. 아폴론이 깊은 호의 둑을 두 발로 가볍게 차서 가운데로 밀어 넣으며 그 위로 아주 넓은 다리같은 길을 만들었다. 대로를 통해 트로이 병사들이 쏟아져 들어갔고 선두에는 여전히 아폴론이 아이기스를 들고 아카이아 병사들이 세운 방벽을 가볍게 무너뜨려 버렸다. 트로이 장수들은 전차를 몰아 함선으로 내달렸다. 아카이아 병사들은 함선 위로 기어올라가서 적의 공격을 막아냈다. 부상을 입은 에우리필로스를 위로하던 파트로클로스는 전황이 심각해지자 아킬레우스에게 돌아갔다. 아카이아와 트로이 양측은 함선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다.  

    헥토르대 아이아스가 각자 자신들의 병사들을 격려하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제우스의 가호를 받은 헥토르가 함선을 공격했다. 네스토르아카이아 병사들을 격려했다. 대 아이아스는 함선들의 갑판을 걸어다니며 병사들을 격려했다. 헥토르가 병사들을 지휘하며 선두에서 함선을 향해 돌진했다. 양측은 프로테실라오스의 함선을 둘러싸고 치열한 백병전을 벌였다. 헥토르는 함선의 고물을 붙잡고 불을 가져오라고 소리쳤다. 대 아이아스는 불을 들고 오는 트로이 병사들을 날카로운 창으로 제지했다.

    16권: 파트로클로스의 죽음 (27일째 해질 무렵)

    파트로클로스아킬레우스에게 다가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자신이라도 대신 출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아킬레우스가 마지못해 출전을 허락했지만 함선들에서 트로이아군을 몰아내는 즉시 돌아와야 하며, 자신 없이 트로이아인들과 싸우지 말라고 당부한다.

    고군분투를 벌이며 트로이의 공격을 막아내던 대 아이아스도 더는 버틸 수가 없었다. 헥토르의 칼이 대 아이아스의 창을 잘라 버렸다. 아이아스가 뒤로 물러났다. 트로이 병사들이 불을 함선에 던지자 함선의 고물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파트로클로스아킬레우스의 흉갑과 투구로 무장을 갖추었다. 파트로클로스가 미르미도네스족을 이끌고 트로이 병사들을 향해 돌격했다. 트로이 진영은 아킬레우스의 부대를 보고 동요하기 시작했다. 파트로클로스의 창이 퓌라이크메스의 어깨를 꿰뚫었다. 대장이 죽자 파이오니아 병사들이 겁을 먹고 달아났다. 프로테실라오스의 함선은 반쯤 탄 채로 불이 꺼졌다. 전세는 다시 역전되었다.

    헥토르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후퇴 명령을 내렸다. 파트로클로스가 전차를 몰아 헥토르를 추격했으나 붙잡지 못했다. 파트로클로스의 부대는 적진을 돌파하고 트로이 병사들 일부를 고립시키고 도륙했다. 리키아 대장 사르페돈파트로클로스와 맞섰다. 파트로클로스의 창이 사르페돈의 심장을 맞추었다. 사르페돈이 전우 글라우코스를 부르며 죽어갔다. 글라우코스는 팔에 테우크로스의 활을 맞고 부상을 당해 전우를 구할 수가 없었다. 글라우코스아폴론에게 사르페돈을 지킬 수 있게 해달라고 기원했다. 아폴론이 그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피가 멎고 고통이 사라졌으며 용기가 생겼다. 글라우코스는 리키아 장수들을 격려하며 폴리다마스, 아게노르, 아이네이아스, 헥토르에게 사르페돈의 시신을 지켜야 한다고 소리쳤다. 트로이 연합군이 사르페돈의 죽음에 분노해 아카이아 진영을 향해 달려갔다. 양측 장병들은 사르페돈의 시신을 둘러싸고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헥토르가 후퇴명령을 내렸다. 리키아 병사들도 후퇴했다. 파트로클로스사르페돈의 어깨에서 청동 무구들을 벗겨냈다. 아폴론사르페돈의 시신을 거두었다. 죽음의 신과 잠의 신이 사르페돈의 시신을 그의 고향인 리키아 땅에 가져다놓았다.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파트로클로스아킬레우스의 충고를 무시하고 적진을 향해 돌진을 계속했다. 파트로클로스가 마침내 트로이 성벽에 도달해 성벽을 넘으려 했으나 넘지 못하고 뒤로 물러났다. 아폴론헥토르의 외삼촌인 아시오스로 변신해 헥토르에게 맞서 싸우라고 충고하며 용기를 심어주었다. 해가 질때쯤 아카이아 진영이 우세를 보이며 케브리오네스의 시신을 차지했다. 에우포르보스파트로클로스의 등에 창을 찌르고 달아났다. 헥토르파트로클로스의 아랫배에 창을 찔러넣었다. 아우토메돈파트로클로스가 죽자 불사의 말들이 모는 전차를 몰아 황급히 달아났다.

    17권: 메넬라오스의 무훈 (27일째)

    메넬라오스파트로클로스의 죽음을 목격하고 시신 주위를 맴돌며 적들이 달려들지 못하게 막았다. 헥토르가 달려들자 메넬라오스는 자기 무리들 속으로 숨었다. 메넬라오스대 아이아스를 찾아서 함께 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찾기 위해 달려갔다. 헥토르는 이미 파트로클로스의 무구를 벗겨서 성안으로 보내고 대 아이아스가 달려들자 뒤로 물러났다. 대 아이아스메넬라오스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막아섰다. 글라우코스가 물러서는 헥토르를 꾸짖으며 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차지해서 사르페돈의 무구와 바꾸어야 한다고 소리쳤다. 헥토르는 자신은 결코 겁쟁이가 아니라고 반박하고는 아킬레우스의 무구를 도성으로 가져가던 자들을 따라잡았다. 헥토르는 자신의 무구를 벗어서 아내 안드로마케에게 전하게 하고 아킬레우스의 불멸의 무구를 갖춰 입고 전장으로 돌아갔다. 헥토르는 누구든지 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가져오면 자기 전리품의 반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트로이 장병들이 맹렬한 기세로 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향해 돌진했다.

    트로이와 아카이아 장수들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놓고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다. 양측은 무수한 전사자를 만들며 혼전을 벌였다. 아킬레우스의 불사의 말들(크산토스와 발리오스)은 전장에서 멀리 떨어져 꼼짝도 하지 않고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에 눈물을 흘렸다. 대 아이아스를 비롯한 아카이아 장수들 은 이미 승기가 트로이 진영에 넘어갔다는 것을 감지했다. 대 아이아스메넬라오스에게 발빠른 안틸로코스를 찾아 파트로클로스가 전사했다는 사실을 곧바로 아킬레우스에게 알리라고 명령했다. 메넬라오스는 전선 왼쪽에서 장병들을 지휘하는 안틸로코스를 발견하고 다가가서 파트로클로스의 전사 소식을 전했다. 메넬라오스메리오네스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들고 함선 쪽으로 움직였다. 대 아이아스소 아이아스가 뒤에서 적들의 추격을 막으며 조금씩 후퇴했다. 헥토르아이네이아스는 아카이아 장병들을 죽이며 추격을 계속했다.

    메넬라오스와 메리오네스가 오디세우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수레에 옮기는 모습, 기원전 2세기 이탈리아 볼테라, 에트루리아 설화 석고 항아리.

    18권: 무구를 제작하는 헤파이스토스 (27일째 저녁)

    아킬레우스아카이아 병사들이 들판을 가로질러 함선쪽으로 달아나는 것을 보며 마음 아팠다. 안틸로코스가 달려와 파트로클로스의 죽음과 헥토르가 무구를 차지한 사실을 알려주었다. 슬픔에 빠진 아킬레우스는 바닥에 누워 머리를 쥐어뜯었다. 테티스와 자매들이 아킬레우스 곁으로 다가왔다. 테티스는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한테서 훌륭한 무구를 가져올테니 그때까지 기다리라고 아들에게 말했다. 아카이아 병사들은 함선과 헬레스폰트 해협까지 후퇴했다. 두 아이아스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지켰고 헥토르는 시신을 빼앗으려고 계속 공격을 가했다. 아킬레우스가 전장에 나타나 세 번 고함을 지르자 트로이 연합군은 두려움과 혼란에 빠져 후퇴했다. 해가 지고 양군은 전투를 중지하고 휴식을 가졌다.

    트로이 장수들은 저녁도 먹지 않고 회의장에 모여 모두 서서 회의를 열었다. 폴리다마스는 내일이면 아킬레우스가 틀림없이 출전할 것이라며 곧장 트로이 성안으로 들어가서 성벽에 의지해 싸우자고 주장했다. 헥토르폴리다마스의 의견을 무시하고 아킬레우스가 참전하더라도 당당히 맞서겠다며 큰소리쳤다. 다른 장수들은 모두 어리석게도 헥토르의 말에 갈채를 보냈다. 아킬레우스파트로클로스의 가슴에 두 손을 얹고 통곡하며 복수를 맹세했다. 미르미돈족은 밤새 아킬레우스와 함께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을 애도하며 통곡했다.

    테티스헤파이스토스의 궁전에 도착했다. 헤파이스토스는 하늘에서 추락한 자신을 9년 동안 길러준 양어머니 테티스가 왔다는 소식에 반갑게 달려왔다. 테티스아킬레우스가 처한 곤경을 말하며 전투에 필요한 투구, 방패, 가슴받이, 정강이받이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헤파이스토스는 곧장 풀무 옆으로 돌아갔다. 스무 개의 풀무가 헤파이스토스의 명에 따라 저절로 불의 강도를 조절하고 완급을 조정하며 일을 해나갔다. 헤파이스토스는 청동, 주석, 황금, 은을 불속에 집어넣어 녹였다. 금속을 모루 위에 올려놓고 망치와 부젓가락으로 장비를 만들었다. 헤파이스토스는 먼저 크고 튼튼한 다섯겹짜리 방패를 만들었다. 헤파이스토스는 이어서 반짝이는 가슴받이, 황금 술을 단 투구, 유연한 정강이받이를 만들었다. 테티스헤파이스토스가 만든 무구들을 들고 올림푸스에서 뛰어내렸다

    19권: 아가멤논과 화해하는 아킬레우스 (28일째)

    다음날 새벽 테티스는 아들 아킬레우스에게 헤파이스토스가 직접 만든 무구들을 전해 주었다. 아킬레우스가 회의를 소집했다. 아킬레우스아가멤논에게 화해를 청하며 전투개시 명령을 내리라고 요구했다. 아가멤논아카이아 군대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 자신의 오만이 제우스, 운명의 여신, 복수의 여신, 미망의 여신의 농간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킬레우스에게 약속했던 선물들을 고스란히 주겠다고 약속했다. 아킬레우스는 당장 적진으로 쳐들어가자며 장병들을 선동했다. 아가멤논오딧세우스에게 젊은 장수들을 데리고 가서 화해의 선물과 여인들을 가져오도록 명령했다. 아킬레우스는 공복으로 싸우고 저녁에 진수성찬을 먹자고 성화를 부렸다. 오딧세우스가 먹어야 싸울 수 있다면서 젊은 아킬레우스를 달랬다.

    오딧세우스는 젊은 장수들을 데리고 아가멤논의 막사로 갔다. 장수들은 세발솥 일곱 개, 가마솥 스무 개, 황금 열 탈란톤을 들어냈다. 그리고 말 열두 필, 여인 일곱 명, 브리세이스를 데리고 회의장으로 돌아갔다. 아가멤논이 제우스와 복수의 여신에게 결코 브리세이스를 건드리지 않았다고 맹세하고 수퇘지의 목을 잘랐다. 아킬레우스가 회의를 해산하자 병사들은 각자 막사로 돌아가 식사를 했다. 미르미돈족은 선물을 가지고 아킬레우스의 막사로 돌아갔다. 브리세이스는 자신을 아킬레우스의 정식부인으로 깍듯이 대접했던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을 슬퍼하며 울었다.

    파트로클로스의 시신 위에 엎드려 우는 히포다메이아(브리세이스), 프란시스 잉글허트, 1805년 그림

    아카이아 장수들 이 음식을 권했으나 아킬레우스는 거절했다. 아킬레우스는 죽은 전우 파트로클로스와 고향 프티아에 남아있는 늙은 아버지 펠레우스, 스키로스에서 자라고 있는 어린 아들 네오프톨레모스를 생각하며 눈물을 계속 흘렸다. 제우스의 명을 받은 아테나아킬레우스의 가슴속에 신주와 신식을 넣어서 허기를 없앴다. 아킬레우스가 무장을 갖추고 아카이아 진영의 선두에 섰다.

    20권: 신들의 전투 (28일째)

    아카이아, 트로이 양측이 무장을 갖추고 들판에 마주섰다. 제우스는 테미스에게 모든 신들을 부르라고 명령했다. 모든 신들이 모이자 제우스는 각자 마음 내키는 대로 어느 쪽이든 도와 전쟁에 참전해도 좋다고 선언했다. 헤라, 아테나, 포세이돈, 헤르메스, 헤파이스토스아카이아 진영으로 달려갔다. 아폴론, 아르테미스, 아레스, 아프로디테, 크산토스, 레토는 트로이 진영으로 달려갔다. 신들이 양쪽 진영을 누비며 전사들을 격려하며 용기를 심어주었다. 마침내 전투가 벌어졌다. 제우스는 천둥을 쳤고, 땅에서는 포세이돈이 대지를 흔들었다. 그 여파가 땅속까지 미치자 지하세계의 왕 하데스가 놀라 고함을 질렀다.

    아폴론뤼카온의 모습으로 변신해 아이네이아스에게 아킬레우스를 무찌르라고 부추겼다. 온 들판이 사람들과 말들로 가득 차고 청동으로 빛났다. 아이네이아스아킬레우스가 양군의 한가운데서 맞서게 되었다. 아이네이아스가 던진 창이 아킬레우스의 방패를 두겹 뚫었다. 아킬레우스가 던진 창이 아이네이아스의 방패를 뚫고 땅에 꽂혔다. 아킬레우스가 칼을 들고 덤벼들자 아이네이아스는 돌덩이를 집어 들었다. 포세이돈아킬레우스 앞에 안개를 만들어 시야를 방해하고 아이네이아스를 들어서 대열의 후미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절대 아킬레우스에게 맞서지 말라고 충고했다.

    아킬레우스헥토르가 각자 병사들을 격려했다. 헥토르아킬레우스에 맞서려고 하자 아폴론이 말렸다. 헥토르가 신의 말에 놀라 뒤로 물러났다. 아킬레우스이피티온, 데몰레온, 힙포다마스, 폴뤼다마스를 죽였다. 헥토르아킬레우스에게 창을 던졌으나 아테나가 창을 빗나가게 만들어 버렸다. 아킬레우스가 덤벼들자 아폴론헥토르를 안개로 감싸서 보호했다. 아킬레우스헥토르를 포기하고 창을 들고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트로이 장병들을 뒤쫓아 가서 죽이니 검은 대지에 피가 내를 이루었다. 아킬레우스의 불사의 말들은 적들의 시신을 짓밟으며 계속 앞으로 달려갔다.

    21권: 강변에서의 전투 (28일째)

    아킬레우스에게 쫓긴 트로이 군대는 스카만드로스(크산토스)강 여울에 당도했다. 아킬레우스는 들판을 통해 트로이로 달아나는 병사들을 뒤쫓았다. 트로이 병사 일부는 크산토스 강으로 뛰어들었다. 아킬레우스는 젊은이 열 두 명을 사로잡아서 손을 뒤로 묶고 병사들을 시켜 함선으로 데려가게 했다. 아킬레우스가 트로이 왕자 뤼카온을 죽여 스카만드로스 강에 던져버렸다. 파이오니아 장수 아스테로파이오스가 아킬레우스의 창에 목숨을 잃자 대장을 잃은 파이오니아 병사들이 달아났다. 크산토스 강신이 아킬레우스에게 살육을 그만두라고 다그쳤으나 아킬레우스는 거부하며 오히려 강물로 뛰어들었다. 크산토스 강신이 세찬 물줄기로 아킬레우스를 내리치자 아킬레우스가 들판으로 달아났다. 크산토스 강신은 강물을 몰아 아킬레우스를 쫓으며 그의 몸을 덮쳤다. 아킬레우스가 지쳐서 하늘을 향해 울부짖자 포세이돈아테나가 달려와 손을 잡아주었다. 아킬레우스가 다시 힘을 얻어서 들판을 달리며 강물을 향해 내달았다. 헤파이스토스가 불을 만들어 들판의 시신들을 태웠다. 들판이 순식간에 메말랐고 강변의 나무들이 불탔고 불길은 강을 공격했다. 뜨거운 불길에 의해 강물이 끓어오르자 견디지 못한 크산토스가 다시는 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헤라에게 맹세했다. 그러자 헤파이스토스가 공격을 멈추었다.

    현재 카라만데스로 불리는 스카만드로스 강. 튀르키예에 위치하고 있다.

    아레스가 창으로 아테나의 무적의 방패 아이기스를 찔렀다. 아테나는 뒤로 물러서며 바위를 던져서 아레스의 목을 맞혔다. 아레스가 땅에 쓰러졌다. 아프로디테아레스를 부축하는 것을 본 아테나가 손으로 아프로디테의 가슴을 치자 아프로디테아레스가 땅에 쓰러졌다. 포세이돈아폴론을 향해 한판 붙자고 큰소리쳤다. 아폴론은 숙부와 싸우기 싫다며 전장에서 물러났다. 아르테미스가 물러서는 아폴론을 비난했다. 헤라아르테미스를 붙잡고 뺨을 때리자 화살이 화살통에서 떨어졌다. 아르테미스는 올림푸스로 올라가 아버지 제우스에게 헤라의 난폭함을 고자질했다. 헤르메스레토와 싸우지 않겠다며 물러섰다.

    프리아모스는 후퇴하는 트로이 병사들이 성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성문을 열었다. 아킬레우스는 달아나는 트로이 병사들을 뒤쫓으며 트로이 성문으로 육박했다. 아폴론이 안테노르의 아들 아게노르의 마음속에 용기를 심어주었다. 아게노르아킬레우스를 막아 섰다. 아게노르의 창이 아킬레우스의 정강이받이를 맞혔으나 뚫지못하고 튕겨나왔다. 아킬레우스아게노르를 공격하자 아폴론아게노르를 안개로 감싸서 안전한 곳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아폴론 자신이 아게노르로 변신해 아킬레우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킬레우스가 달려들자 아폴론은 스카만드로스 강을 향해 달아났다. 아킬레우스는 잡힐 듯 말듯 달아나는 아게노르를 뒤쫓았다. 이렇게 아폴론아킬레우스를 유인한 사이에 트로이 병사들은 무사히 트로이 성안으로 들어갔다.

    22권: 헥토르의 죽음 (28일째)

    헥토르는 성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스카이아이 문 앞에 버티고 섰다. 아폴론아킬레우스에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자 아킬레우스는 방향을 바꿔 트로이 성문을 향해 질주했다.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헤카베가 아들 헥토르에게 어서 성안으로 들어오라고 간절히 외쳤으나 헥토르는 듣지 않았다. 헥토르는 자신의 오판이 가져온 엄청난 피해에 대해 책임을 져야했기 때문이다. 분노에 가득차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아킬레우스를 보자 헥토르가 겁이 나서 트로이 성벽을 따라 달아났다. 헥토르는 스카만드로스 강이 시작되는 수원지인 두 샘물 옆을 지나 트로이 성을 세 바퀴나 돌았다.

    와인을 물과 섞는 단지에 새겨진 아킬레우스와 헥토르의 전투.

    제우스가 올림푸스에서 두 사람의 추격전을 지켜보았다. 아폴론이 옆에서 헥토르에게 용기를 북돋우고 무릎에 힘을 주어서 헥토르아킬레우스에게 잡히지 않고 달릴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추격전이 네 바퀴째 샘물가에 이르자 제우스가 황금 저울을 들고서 저울 양쪽에 아킬레우스헥토르의 운명을 올려놓았다. 헥토르의 운명이 기울어져 하데스의 집으로 떨어졌다. 아폴론이 제우스의 판결에 승복하고 헥토르의 곁을 떠났다. 아테나아킬레우스를 불러 세웠다. 이어 아테나는 데이포부스로 변신해 헥토르에게 다가가서 아킬레우스에 맞서 같이 싸우자고 소리쳤다. 헥토르는 동생의 출현에 기뻤고 다시 용기를 얻었다. 아킬레우스가 던진 창을 헥토르가 피했다. 아테나헥토르 몰래 창을 아킬레우스에게 돌려주었다. 헥토르가 던진 창은 아킬레우스의 방패에 맞아 튕겨져 나갔다. 헥토르데이포부스에게 창을 달라고 소리쳤으나 그는 곁에 없었고 성안에 있었다. 그제서야 헥토르아테나가 자신을 속였으며 자신의 운명이 다했고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았다. 헥토르는 날카로운 칼을 휘두르며 아킬레우스에게 덤벼들었다. 아킬레우스헥토르의 목에 창을 찔러 넣으니 창끝이 목을 뚫고 나갔다. 아폴론은 차마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아킬레우스헥토르의 시신에서 무구들을 벗겨냈다. 아카이아 장수들 이 몰려와서 헥토르의 시신을 창과 칼로 무자비하게 찔렀다. 

    아킬레우스헥토르의 시신을 전차에 매달고 함선쪽으로 달려갔다. 헥토르의 머리는 온통 먼지투성이가 되었다. 헥토르의 부모는 물론 모든 트로이 백성들헥토르의 불행한 최후에 눈물흘리며 울부짖었다. 트로이 백성들은 성밖으로 뛰쳐나가려는 프리아모스 왕을 제지해야 했다. 안드로마케는 남편 헥토르의 시신이 전차에 끌려가는 것을 발견하고 정신을 잃었다.

    헥토르의 시신을 끌고 다니는 아킬레우스. 코르푸 섬의 아킬레이온 성에 그려진 프레스코화.

    23권: 파트로클로스를 위한 장례 경기

    막사로 돌아온 아킬레우스미르미돈 병사들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세 바퀴 돌면서 눈물을 흘렸다. 아카이아 장수들아킬레우스아가멤논의 막사로 데려갔다. 아킬레우스파트로클로스의 장례식을 치르기 전에는 피를 씻어내지 않겠다며 다음날 장례식에 쓸 장작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아킬레우스는 해안가에서 잠이 들었고 꿈에 파트로클로스가 나타나 서둘러 장례를 치러달라고 말했다.

    다음날 메리오네스의 감독 아래 병사들이 화장을 하기위해 필요한 땔감을 마련했다. 장작은 바닷가 파트로클로스의 무덤이 될 곳에 쌓였다. 장작이 준비되자 아킬레우스는 휘하의 병사들을 무장시켰다. 선두에 전차병이 서고, 중앙에는 장수들이 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운구했다. 뒤에는 보병들이 행렬을 따라 걸었다. 시신은 온통 전우들이 잘라 바친 머리털로 뒤덮였다. 장례행렬이 장작더미에 도착하자 아킬레우스가 머리털을 잘라 파트로클로스의 손에 놓았다. 사람들은 사방 백 보의 장작더미를 만들고 꼭대기에 시신을 올려놓았다. 짐승과 사로잡은 트로이 청년 열두 명을 죽여 역시 장작더미 위로 던졌다. 새벽이 되자 장수들은 파트로클로스의 흰 뼈를 주워 모아 두 겹의 기름 조각으로 싸서 황금 항아리에 담고 부드러운 천으로 덮어서 막사에 가져다 놓았다. 아킬레우스는 많은 포상을 걸고 파트로클로스의 장례경기를 열었다. 전차경주에서 디오메데스가 우승했다. 권투시합에서는 에페이오스가 이겼다. 레슬링 경기에서 대 아이아스오딧세우스가 무승부를 기록했다. 달리기 경주에서 오딧세우스가 우승했다. 원반던지기에서는 폴리포이테스가 우승했다. 활쏘기는 메리오네스가 우승했다. 

    24권: 몸값을 주고 헥토르의 시신을 돌려받다

    경기가 끝나자 병사들은 자신들의 함선으로 돌아가 저녁식사를 했다. 파트로클로스를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아킬레우스는 매일 새벽 헥토르의 시신을 전차 뒤에 매달고 파트로클로스의 무덤을 세 바퀴씩 돌았다. 아폴론헥토르의 시신이 상하거나 부패하지 않도록 지켜주었다. 대다수 신들은 이제 헥토르의 시신을 트로이에 돌려보내자는 생각을 가졌지만 헤라, 포세이돈, 아테나는 여전히 완강하게 거부의사를 밝혔다. 헥토르가 죽은지 12일째가 되자 아폴론이 나서서 헥토르의 시신을 돌려주자고 주장했다. 제우스가 이제 그만 몸값을 받고 시신을 돌려주라는 신들의 뜻을 아들 아킬레우스에게 전하라고 테티스에게 명령했다. 테티스가 아들의 막사에 도착해 신들의 뜻을 전하자 아킬레우스가 따르겠다고 말했다. 제우스가 이리스를 프리아모스에게 보내 헥토르의 시신을 찾아오라는 뜻을 전달했다. 프리아모스는 짐수레를 준비시키고 보물이 가득한 방으로 들어갔다. 아내 헤카베는 너무 위험하다며 남편을 만류했다. 프리아모스가 말했다.

    "사랑하는 아들을 품에 안고 실컷 울 수 있다면 아킬레우스가 나를 당장 죽여도 좋소."

    프리아모스는 각종 옷을 열두 벌씩 챙겼다. 황금 열두 탈란톤, 세발솥 두 개, 가마솥 네 개, 술잔 하나도 챙겼다. 이다이오스가 노새를 몰았다. 헤르메스가 황금 샌들을 신고 지팡이를 들고 트로이로 날아갔다. 헤르메스가 청년으로 변신해 프리아모스 앞에 나타나났다. 헤르메스가 스스로를 아킬레우스 휘하의 병사라고 소개하고 마차에 올라 채찍과 고삐를 손에 쥐고 말들과 노새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저녁이 되자 프리아모스 일행이 함선들을 지키는 감시탑에 도착했다. 헤르메스가 감시병들을 모두 잠재우고 빗장을 벗기고 짐수레를 안으로 이끌었다. 이윽고 일행은 아킬레우스의 막사에 도착했다.  장정 셋이 겨우 드는 빗장을 헤르메스가 벗기고 프리아모스를 막사 안으로 인도했다. 헤르메스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는 올림푸스로 돌아갔다.

    막사 안에는 아킬레우스와 그의 부관인 아우토메돈, 알키모스가 막 식사를 끝마치고 앉아 있었다. 프리아모스가 몰래 들어가 두 손으로 아킬레우스의 무릎을 잡고 두 손에 입을 맞추었다. 아킬레우스 일행이 깜짝 놀랐다. 프리아모스헥토르를 위해 울었다. 아킬레우스는 고향에 홀로 남은 늙은 아버지 펠레우스와 전사한 파트로클로스를 생각하며 울었다. 울음을 그친 아킬레우스프리아모스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아킬레우스아우토메돈, 알키모스는 짐수레에서 헥토르의 몸값으로 가져온 물건들을 내렸다. 하녀들은 헥토르의 시신을 씻고 기름을 발랐다. 이어서 훌륭한 겉옷과 윗옷으로 시신을 덮었다. 아킬레우스가 손수 시신을 들어 침상에 뉘었고 부관들은 시신을 짐수레에 옮겨 실었다. 아킬레우스프리아모스에게 고기와 빵을 대접하고 잠자리를 마련해주었다. 프리아모스헥토르의 장례기간이 11일 걸린다고 호소했다.

    헤르메스가 손수 말들과 노새에 멍에를 얹고 수레를 몰아 아카이아 진영을 빠져나갔다. 새벽 무렵 크산토스 강의 여울에 도착하자 헤르메스는 올림푸스로 다시 돌아갔다. 트로이 성위에서 아버지가 큰오빠의 시신을 싣고 오는 것을 발견한 카산드라가 소리쳤다. 모든 트로이 사람들이 그 소식을 듣고 성문으로 달려나갔다. 가장 먼저 아내와 어머니가 짐수레로 달려가 머리에 손을 얹고 헥토르의 죽음을 애도했다. 프리아모스는 서둘러 아들의 시신을 침상에 눕혔다. 헥토르의 아내 안드로마케, 어머니 헤카베, 헬레네가 곡을 했다. 프리아모스의 명에 따라 트로이 백성들을 아흐레 동안 도성 밖으로 나가서 장작을 해왔다. 트로이 백성들은 열흘째가 되자 장작더미 위에 헥토르의 시신을 올려놓고 불을 질러 시신을 화장했다. 새벽에 사람들은 장작에 포도주를 부어 불을 껐다. 흰 뼈를 주워 모아 황금 항아리에 담고 자줏빛 옷으로 쌌다. 항아리를 구덩이에 넣고 그 위에 큰 돌들을 촘촘히 쌓아 올렸다. 그리고 봉분을 만들었다. 장례식을 모두 마친 사람들은 프리아모스의 궁궐에서 음식을 나눠 먹었다. 


    기원전 520년경 오이노코에에 그려진, 아킬레우스의 무구를 두고 싸우는 오디세우스와 아이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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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중] 오딧세이아 줄거리

    이 글은 단순히 중요한 일만을 나열한 요약문이 아니라, 특이사항을 놓치지 않기 위해 비교적 자세히 서술한 요약글이다. 권별 제목은 천병희 번역의 <오뒷세이아>를 따랐으며 각 권들을 묶은

    writing-and-unwriting.tistory.com

     

    1. 일리아스 첫 단어는 '아킬레우스의 분노'이다. [본문으로]
    2. 히포다메이아. 브리세스의 딸이라는 뜻으로 브리세이스라 할 뿐, 이름은 히포다메이아이다. 리르넷소스 출신 왕녀라는 설도 있으나, 일리아드에서는 리르넷소스의 왕비라고 말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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