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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6

유럽-미국 문학사조의 변화 19세기 말 - 20세기 초근대에 들어서면서 이미 신분사회는 무너지기 시작했지만 19세기 말 소비자본주의와 대도시의 출현으로 서구사회의 생활방식은 다시 한번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T. S. 엘리엇이 《황무지》에서 인상적인 이미지로 그려낸, 정확한 시간에 통근하는 비슷한 외양의 군중의 모습은 현대의 획일화된 삶을 집약하는 상징이었다. 개인의 의식과 의지를 넘어서는 거대한 물리적 힘이 사회 전체를 조직하고 움직이면서 개인의 정체성 또한 정형화되고, 삶의 의미도 외적인 모습이나 행동보다는 감정과 의식으로 집중된다. 새로운 시간성 개념이 등장하여 객관적 시간보다 개인이 체험하는 인상으로서의 시간이 더 중요해졌고, 우리의 자아에 빙산의 아래쪽처럼 거대한 무의식이 존재한다고 주장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겉으로 .. 2022. 4. 7.
[대서양 노예무역] #2 끈질기게 이어진 유럽의 수탈 노예무역은 아프리카의 인적 자원을 수탈하면서 초국가적 불평등을 초래했으며, 노예제 폐지의 과정에서도 깊고 장기적인 경제적 상흔을 남겼다. 아프리카 지역의 인력 부족 초래 대서양 횡단 노예무역은 아프리카의 여러 지역에서 인구 공백으로 인한 장기적인 경제적 침체를 불러왔다. 피케티에 따르면 1500년과 1900년 사이에 아프리카 노예는 총 2000만 명으로 추산되며, 그중 3분의 2는 앤틸리스 제도와 아메리카로 이송되는 대서양 횡단 노예무역에 따른 것이었다. 즉 유럽이 최소 약 1400만에 달하는 아프리카인들을 아프리카 밖으로 ‘이송’하여 노예로 부렸다는 것이다. 이는 거꾸로 그만큼의 노동력을 아프리카가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세한 숫자를 차치하고서라도, 아프리카인들이 노예무역선에 실려가는 과정에서 대다.. 2021. 9. 1.
[대서양 노예무역] #1 유럽은 어떻게 '세계'가 되었을까? ‘대항해시대’는 16세기 말부터 19세기 초까지 대서양 삼각무역이라는 초국가적 사업을 탄생시켰다. 유럽인들은 싸구려 부가가치 상품을 아프리카로 실어나르고, 흑인 노예를 카리브 해역의 제도들과 아메리카 대륙으로 실어나르고, 이곳에서 생산된 면화, 설탕, 담배, 카카오 등을 유럽으로 실어날랐다. 수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대서양 노예무역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되어 있었으며 비단 사업에 연관된 사람이 아니더라도 대서양 노예무역이 일으킨 변화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이러한 영향은 21세기가 도래한 후 2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당장 1년 전 일어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만 하더라도 아프리카인을 아메리카로 ‘이송’하고 이들을 노예로 만들어 수백 년 동안 이어질 인종적 계급격차를 만들어낸 대서양 노.. 2021. 8. 28.
[정리] 토마 피케티 <자본과 이데올로기> 제1부 1, 2장 목차 이 책은 사회학 연구자가 번역을 한 책이어서 번역의 질이 높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읽어 보면 상당히 졸음이 쏟아진다. 한국어의 특성에 반해서 명사 형태 위주로 끊어진 어절들이 많아서 그런지 문장이 잘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고 읽기 힘든 책이어서 아쉬웠다. (예를 들면 ‘이 사회는 유동적이다’가 ‘이 사회에서는 유동성이 확인된다’가 되는 식.) 저자의 원 의도를 해치지 않으려는 느낌이기는 했지만, 정치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는 선행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나 같은 일반 독자들에게는 안 그래도 모르는 단어가 많은데 호흡까지 끊겨서 참 읽기 어려운 책이었다. 피케티가 대시(dash)나 괄호 구를 많이 쓰는 편이라, 문장이 더 끊겨서 읽힌다. 서구에서 쓰여진 책이라면 다 그렇겠지만 영어나.. 2021. 4. 30.
불평등의 역사와 관련한 타임라인 출처: 『자본과 이데올로기』, 토마 피케티 / 『21세기 자본』 (서론), 토마 피케티 1500-1960년경 유럽 식민지배체계 확립 1500-1600년경 구래 전사계급과 사제계급의 권위 실추 시작 1685 루이 14세, 흑인법 1780-1790 앤틸리스 제도 & 인도양 프랑스 플랜테이션 노예 수 70만명 육박 1789년 1월 삼부회 제3신분 대표자 시에예스 신부, "제3신분이란 무엇인가? ~" 소책자 출간 1789년 5월 5일 최후의 삼부회 소집 1789 프랑스 대혁명 1794 프랑스 1차 노예제 폐지 (원인: 생도맹그 반란) 1802 프랑스 노예제 부활 (나폴레옹) 1807 대서양 노예무역의 종언 1825 아이티 독립 1833 영국 노예제 폐지 1833-1843 영국 노예제 폐지와 배상 1848-185.. 2021. 4. 19.
[정리] 고대 '유럽'의 정치적·문화적 개념화 목차 💡 고대 세계의 사료에서 등장하는 유럽의 이름은 경우에 따라 제한적으로 정치적 혹은 문화적 함축성을 가질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었지만, 그것이 정치적 혹은 문화적인 개념으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로마제국 말기 동로마제국이 제국 전통의 상속자로 주장할 수 있게 되면서 제국의 서쪽은 자신의 정체성의 기반을 점점 더 라틴 기독교에 의존하게 됨 이때부터 유럽과 서방은 기독교 세계와 동의어로 이해되기 시작했고, 이후 중세에 유럽의 이름이 정치적이고 문화적인 함충성을 가지게 되는 계기 마련 고대 문헌에서 등장하는 유럽과 아시아 헤로도토스 (BC 5세기) 그리스인과 페르시아인의 성품을 비교 '유럽을 통과하여'라는 표현 등을 통해 유럽을 지리적 기호로 사용 유럽과 아시아라는 개념 그러나 유럽-아시아는 여전히 지.. 2021.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