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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문학/요약, 정리

[정리] 로빈슨 크루소의 진위성

by 소하리바 2021. 4. 8.

<로빈슨 크루소>, 당시의 제목으로 <요크 출신 뱃사람 로빈슨 크루소의 생애와 이상하고도 놀라운 모험들>의 저자 다니엘 디포의 시대는 소설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시대였다. 물론 당시에도 서사시나 낭만시와 같은 문학 형태가 존재했지만 <로빈슨 크루소>와 같은 여행기의 경우 사실성을 매우 중시했기 때문에 다니엘 디포는 <로빈슨 크루소>의 서론에 이 여행기의 사실성을 매우 강조했다. (물론 거짓말이었다.)

IF ever the Story of any private Man’s Adventures in the World were worth making Publick, and were acceptable when Publish’d, the Editor of this Account thinks this will be so.
> 만일 어떤 사람의 모험이 대중에게 알려질 만큼 가치가 있다면, 그리고 출판되었을 때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 이 이야기의 편집자가 생각하길, 이것 역시 그러하다.

The Wonders of this Man’s Life exceed all that (he thinks) is to be found extant; the Life of one Man being scarce capable of a greater Variety.
> 이 남자의 삶의 경이로움은 현존하는 모든 것을 뛰어넘는다. 한 사람의 삶이 이 정도로 변화무쌍하기는 쉽지 않다.

The Story is told with Modesty, with Seriousness, and with a religious Application of Events to the Uses to which wise Men always apply them (viz.) to the Instruction of others by this Example, and to justify and honour the Wisdom of Providence in all the Variety of our Circumstances, let them happen how they will.

The Editor believes the thing to be a just History of Fact; neither is there any Appearance of Fiction in it: And however thinks, because all such things are dispatch’d, that the Improvement of it, as well to the Diversion, as to the Instruction of the Reader, will be the same; and as such, he thinks, without farther Compliment to the World, he does them a great Service in the Publication.
> 이 편집자는 이 이야기가 사실에 근거했다고 믿는다. 허구의 흔적은 그 어디에도 없다. (후략)

그는 이 여행기에 대해 '허구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으며 '사실에 근거'했다고 썼다. 또, 본인은 편집자이며 로빈슨 크루소에게 직접 이야기를 전해받아 편집했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로빈슨 크루소>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너무나 폭발적인 나머지 해적판이 난무했고 심지어는 자신이 로빈슨 크루소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났다. 이에 디포는 후속편을 출판했는데 후속편 역시 같은 처지였다. 또한 이 여행기들이 거짓이라는 의혹도 계속 제기되었다.

디포는 세 번째 편이자 마지막 편인 <로빈슨 크루소의 생애와 이상하고도 놀라운 모험들 중에 가졌던 진지한 명상록>을 출판하면서 원저자로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이 편의 서론에서 자기 자신이 바로 로빈슨 크루소라고 밝히게 된다. 또한 여기서 그는 이 이야기가 "비유가 있긴 하지만, 사실(though Allegorical, is also Historical)"이라고 변명한다. 그 예로 드는 것이 <돈키호테>인데, 디포는 듀크 데 메디나 시도냐를 바탕으로 한 풍자인 <돈키호테>도 "비유적인 실화(emblematic History)"라고 언급하며 자신의 '소설'을 방어한다. 다시 말해 로빈슨 크루소가 겪었다는 이야기들은 사실이지만 자신이 비유적으로 허구를 섞었으며 따라서 로빈슨 크루소의 여행기들은 사실에 기반했다는 것이다. 사람의 발자국을 발견하는 이야기나 늙은 염소 등에 대한 이야기들도 전부 사실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로빈슨 크루소>에서는 프라이데이가 영국에 온 이후의 이야기가 전무하므로 그 이후에 프라이데이가 어떻게 되었는지 독자들은 알 수 없었다. 프라이데이는 크리스천이지만 흑인이므로 당시 영국인의 관점으로는 자유민으로 살 수 있을 리가 없었기에 독자들은 프라이데이가 영국에 와서 산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한다.

이 일련의 여행기들이 사실임을 증명해야 했던 디포는 세 번째 편 <로빈슨 크루소의 생애와 이상하고도 놀라운 모험들 중에 가졌던 진지한 명상록>에서 자신(크루소)이 프라이데이를 강제로 빼앗겼고, 프라이데이는 빼앗아간 자의 손아귀에서 죽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자신은 이걸 밝힐 수 있고 살아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를 증언해줄 수 있다고도 부언한다. (물론 이것도 전부 거짓말이다.)

... he was ravish’d from me by Force, and died in the Hands that took him, which I represent by being killed; this is all litterally true, and should I enter into Discoveries, many alive can testify the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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