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의 유래

달콤 쌉싸래한 초콜릿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디저트이지만 아이스크림, 케이크, 쿠키, 비스킷 등의 다양한 디저트류에 그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초콜릿의 원료는, 카카오버터와 카카오파우더로, 그 비율에 따라 질감과 맛이 결정된다. 그리고 카카오매스는 카카오 열매의 기름진 씨앗인 카카오 콩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커다랗고 딱딱한 카카오 열매의 씨앗으로 만들어지는 기발한 음식 초콜릿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16세기의 멕시코, 인근의 부족과 파괴적인 전쟁을 벌이고 포로의 가죽을 벗겨 잡아먹고는 했던 악명 높은 전사 제국인 아즈텍 제국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현재의 멕시코 지역에 위치했던 아즈텍 제국은 나우아틀어로 '예시칸 틀라톨로얀(Ēxcān Tlahtōlōyān)'라고 불렸다. 아즈텍 제국은 세 개의 나우아족 도시국가(알테페틀)인 테노치티틀란, 텍스코코, 틀라코판이 연합해 만든 동맹국가로, 메시카인들로 이뤄져 있었다. 이들은 1428년부터 에르난 코르테스의 에스파냐 정복자들에게 멸망당한 1521년까지 멕시코 분지와 그 주변 지역을 지배했다.

아즈텍 제국의 식탁은 풍성한 편이었다. 아즈텍의 시장에는 다양한 식재료들이 많았다. 아즈텍 제국이 코르테스에게 정복된 직후 아즈텍 제국에서 기거했던 스페인 출신 성직자들은 이러한 음식들에 대해 상세히 기술했는데, 숲에 사슴과 페커리^[각주:1] 같은 사냥감들이 풍부했다는 내용이 있다. 또 텍스코코 호수는 오리 등 철새와 거위의 주요 월동지이기도 했다. 특히 수도이자 텍스코코 호수 위에 떠 있는 거대한 섬이었던 테노티치틀란에 사는 사람들은 호수에서 물고기, 물도마뱀, 도롱뇽, 개구리를 잡아먹었고, 오리를 비롯한 새나 사슴, 토끼 등도 사냥해서 먹었다.

텍스코코 호수 위의 테노티치틀란.

테노티치틀란은 호수의 섬이었기 때문에 경작지가 모자랐다. 그래서 사람들은 갈대로 짠 거대한 멍석 위에 흙을 덮고 물에 띄워서 씨를 뿌렸다. 뿌리가 멍석을 뚫고 자랐고, 이 작물들은 가뭄에도 말라죽지 않았다. 이런 형태의 밭에 조그마한 집을 지어서 사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즈텍인들은 옥수수, 콩 등 많은 채소들을 재배했고, 텍스코코 호수 주위에 세워진 작은 도시들에 사는 거주민들은 옥수수, 호박, 토마토, 콩 등을 경작해 테노티치틀란에 가지고 와 팔았다.

아즈텍인들이 그러한 작물만 먹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들에게는 여러 별미가 있었다. 그 중 가장 악명이 높은 것은 사람이었다. 그 외에도 물풀을 뭉쳐서 납작하게 눌러서 말린 과자, 선인장 즙을 발효시킨 음료 등을 별미로 먹었다. 하지만 술에 취하는 것은 철저히 금했다. 술에 취한 사람들은 사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이들은 카카오를 재배할 수는 없었기에 주변 부족을 정복해 카카오를 공납하도록 했다. 이렇게 확보한 카카오 열매의 씨앗은 값이 나가는 것이었기에 화폐로 쓰이기도 했는데, 이 때문에 위조해서 만든 가짜 카카오 씨앗도 많았다. 예를 들어 100개의 카카오빈으로는 칠면조 암탉을 살 수 있었다. 그리고 상류층은 이 귀한 카카오 씨앗으로 만든 쇼콜라틀이라는 음료를 금잔에 따라 마셨다. 이것이 우리가 초콜릿이라고 부르는 것의 원조다. 

카카오 씨앗.

아즈텍인들은 카카오 열매의 속을 파내고 씨앗을 곱게 갈았다. 그리고 이 가루를 옥수수 가루와 함께 섞고 끓여서 걸쭉한 반죽으로 만들었다. 그런 다음 반죽을 펴서 바닐라와 꿀을 넣었다. 이 대신 고추를 넣어서 맵고 쌉싸래한 맛을 즐기기도 했다.

쇼콜라틀은 거칠고 쓴 데다 걸쭉해서 지금의 우리가 먹는 초콜릿보다 그 맛은 훨씬 못했다. 고추를 넣은 쇼콜라틀은 현재도 멕시코에서 맛볼 수 있는데, 매우 써서 맛이 좋지는 않다. 그러나 아즈텍인들은 쇼콜라틀을 신에게 바쳐도 될 만큼 귀한 음식이라고 여겼고, 약용으로 쓰거나 정력제로 사용하기도 했다. 전쟁 시에 병사들의 식량으로 먹은 바도 있다.

아즈텍인들은 그들이 중요하게 여겼던 신인 케찰코아틀이 인간과 쇼콜라틀을 나눠 먹었다는 이유로 다른 신들로부터 비난받았다고 믿기도 했다.

사람을 잡아먹는 케찰코아틀.

 

---

1. 아메리카대륙에서 서식하는, 돼지와 비슷한 동물.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