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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사회과학

[정리] 계몽주의와 사회과학

by 소하리바 2021. 4. 20.

계몽주의란 18세기 말부터 프랑스를 기점으로 유럽 전역에 퍼진 문화적, 철학적, 문학적, 지적 사조다.

계몽주의 등장 이전

계몽주의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유럽 시민은 종교, 그중에서도 기독교로부터 강력히 지배받았다. 계몽주의 이전의 사람들이 받아들인 신 중심적 세계관에서 '진리'는 신이 부여한 것이었다. 사람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당위는 신으로부터 나왔고 판단의 근거는 신과 교회였으며 지식의 출처는 계시와 성경이었다. 종교는 인간이 무너뜨릴 수 없는 것이었다.

유럽의 절대왕정과 봉건적 국가체계는 종교 이데올로기를 적극 활용했다. 영국의 제임스 1세가 창도한 왕권신수설은 왕이 지상에서 신의 대리이고 왕권에는 제한이 없으며 의회의 권능은 권고하는 데 그치는 것이라고 말한다. 로버트 필머는 신이 최초의 가부장 아담에게 권력을 주었으며, 그 뒤 역대의 가부장이 이를 계승하여 각지에 군림하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앙리 4세에 의해 확립된 프랑스의 절대주의는 왕권이 신에 의하여 수립된 것이어서 아무런 제한도 받지 않으며, 왕은 신의 대리로서 신에 대해서만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절대주의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루이 14세 시기 그는 신민으로서 태어난 자는 누구이건 무조건 신을 대리하는 왕에게 복종하는 것만이 신이 바라는 바라고 말하기도 했다.

계몽주의의 전개

전통적인 종교적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시작된 계몽주의는 자연과 인간사회를 인간의 이성과 합리성을 토대로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새로운 세계관으로 보편화되었다.

18세기 말 절대왕정 및 봉건적 국가 체계가 붕괴되고 점차 교회의 지배로부터 벗어나면서부터 인간의 자율성을 표방하는 정신적, 정치적 의식인 계몽에 대한 의식이 싹텄다. 계몽주의는 세 세대에 걸쳐 전개되었는데, 주로 프랑스를 기점으로 했지만 홉스, 로크 등으로 이어지는 영국의 경험주의 전통을 많이 이어받았다. 계몽주의의 사상적 기반은 17세기의 합리주의와 로크의 철학 및 정치사상·자연법, 그리고 뉴턴의 기계론적 우주관이었다.

사회과학의 출현과 계몽주의

계몽사상가(Enlightenment philosophe)들은 전반적으로 현대 사회과학으로의 첫 발걸음을 내딛었으며, 어떤 측면에서는 현대 사회학을 향해서도 그러했다. 다시 말해 집약적인 지적 발전의 시기이자 사회적 움직임으로서 계몽주의는 사회학과 지식사회학의 논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계몽사상가들은 종교가 지배와 억압이라고 보았으며, 기독교에 바탕을 둔 전통적인 세계관에 도전하며 이성(reason)을 활용해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펼쳤다. 이들은 인간 사회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역사학자 크레인 브린튼은 18세기 말 계몽주의 시대를 두고 ‘지적 에너지가 역사상 다른 어떤 시기보다도 더 사회 속의 인간문제에 투여되었’던 시기라고 말한 바 있다.) 이들은 사회적 시스템의 문화적 구조보다는 문화적 요소에 더 관심이 많았으며, 그들의 이러한 관심은 도덕철학과 정치철학을 세속적이고 비(non)형이상학적이며 무엇보다도 합리적인 요소들로 해체하고자 했던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또한 계몽사상가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이룩한 성과들은 계몽주의 세계관을 인식론, 경제학, 사회학, 정치경제학, 법률개혁과 같은 전문화된 분과로 더욱 발전시켰다. 사회학이나 인류학에 대한 이들의 관여는 이성과 과학을 세계관으로 통합하도록 이끄는 방향으로 전개되었으며, 그것이 체계화되었을 때 사회과학의 기초가 놓인 것이다. 근대 사회과학의 등장과 분화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이루어졌다.

사회와 인간에 관한 문제를 경험적이고 이성적인 방식으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인간 중심적으로 연구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 사회과학이다. 계몽주의적 지식은 객관적 사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자연과학의 맥락 속에서 일차적으로 체계화되었지만, 그 후 '과학다운' 원리와 방법을 인간사회에도 적용하게 되면서 ‘사회에 관한 과학’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전환은 계몽주의 사상이 세속화되면서부터―서민들에게 수용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가속화되었다. 계몽주의적 사고는 서민들이 처한 현실, 인간사회의 불평등을 야기하는 사회적 구조와 모순을 밝혀내고 해결하는 근거로서 활용되었고,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사회변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인용/참고문헌

  • 조명래 (2002) 「사회과학의 등장배경으로서 계몽주의의 재조명」, 『공간과 사회』, 18, 161-179
  • Peter Hamilton, 『Knowledge and Social Structure』, Routledge Library.
  • 임석진 외, 『철학사전』, 중원문화, 2009.
  • [네이버 지식백과] 볼테르 [Voltaire] - 프랑스 계몽주의를 대표하는 비판적 지식인 (인물세계사, 박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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